첨 볼 땐 답지않게 민망해서 잘 못 봤었는데
베드씬을 통한 감정변화가 이안의 의도였다고 하길래 다시 그 부분만 유심히 보고 약간의 정리...겸.....분석....을 해봤어....ㅋㅋㅋㅋ
색계가 야하다곤 하지만 그 선정성에 충분한 의도가 있는 거니까
더 자세히 알아보면 좋다고 생각했어!
(근데 베드신이다 보니 조금 적나라한 묘사를 해야 할 때가 있어..
행위 자체를 위해 ㅅㅅ, ㅇㅁ, ㅅㅇ 등의 단어를 그냥 명칭대로 썼는데
이것도 십구글에 걸리나..? 문제되면 알려줘ㅠㅠ)
(스포도 있어!!!ㅠㅠㅠ)
0. 먼저 이모청에게 섹스란,
상대의 가장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행위.
옷 벗기 전까진 나에게 호감을 보였던 이라도
발가벗은 상태론 거짓흉내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내면의 진실이 드러나게 됨
이모청에게 섹스란 곧 '관찰'행위.
1. 첫번째 섹스
: 이모청이 몰래 부른 빈 호텔에서, 강압적인 섹스
왕자즈는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 혼자 있는 줄 알고 낯설음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곧 이모청이 있다는 걸 안 뒤엔 바로 표정이 바뀌며 막 부인을 연기함
침착한 척 하며 유혹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
먼저 스킨쉽하는 등의 대담한 행위는 그간 독립군이 보냈던 미인계와 다를바 없는 행동.
그러니 이모청은 이 여자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다리 사이에서 뭔가를 꺼내려는 제스쳐를 하니 당연히 옷을 찢어 확인할 수밖에 없음
옷을 찢고, 팔을 묶고, 벨트를 채찍처럼 휘두르고, 어떤 애무도 없이 갑자기 삽입하는,
아주 강압적인 섹스는 상대를 순식간에 힘으로 제압해버림
자신의 권력을 몸소 일깨워주는 것과 같음
이모청에게 첫 섹스는 일종의 테스트이고 그의 감정은 불신과 의심 뿐.
그래서 깔아 뭉갠 왕자즈가 뒤를 돌아보면 그대로 얼굴을 돌려서 눈을 못 마주치게 하고 행위 중 키스도 하지 않음
왕자즈는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지만 결국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 일차적 신뢰를 쌓게 됨
2. 두번째 섹스
: 첫 섹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이 외출한 틈을 타 이모청 집 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모청이 먼저 나서서 애무해줬다는 것
이 사람과 적어도 몸은 섞어볼 만하다는 신뢰가 생겼기 때문.
저번과 달리 몸이 달아오른 왕자즈는 성적 쾌감을 느끼는데,
성욕에 젖었을 때 또한 상대의 날것을 볼 수 있는 때 = 이모청의 2차 테스트임
여기서도 이모청은 왕자즈가 쾌감을 느끼는 모습을 관찰자의 눈빛으로 매섭게 노려보고 있음 (흡사 맹수 같은 느낌.. 양조위 눈빛이 너무 좋았음)
가장 큰 행동 특징은 애무는 해주되 키스는 거부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체위에서 두 사람의 맨살이 짙게 접촉하게 됨
특히 마지막 껴안은 자세는 온몸을 밀착하게 되는 자세.
서로 마음은 아닌 것처럼 하지만 가장 솔직하게 반응하는 몸은 그 누구보다 가까워진 상태.
섹스는 서로 껴안은 상태에서 끝난 뒤 이모청은 좀 더 그녀를 신뢰하게 됨
자신을 버틴 왕자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그 예.
이로써 왕자즈는 2차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그것은 그녀가 연기를 탁월하게 잘했기 때문이 아님.
정말로 이모청을 애정한다는 진심이 심어져 있었기 때문.
3. 세번째 섹스
: 왕자즈가 질투 섞인 고백을 한 뒤 그에 흥분해버린 이모청이 밤에 몰래 그녀를 호출함
마지막 베드씬. 서로의 욕망을 거부하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섹스.
섹스 전 이모청은 독립군 고문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며 억지로 왕자즈를 괴롭히려 함
왕자즈 또한 그런 이모청에 거부감을 느끼고 괴로워 함
하지만 철저히 이성적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싶어하는 겉모습과 달리,
사실 둘은 누구보다, 그 어느때보다 서로를 열혈히 원하는 상태.
이때의 섹스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가장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그 감정이 새어나올 수 밖에 없는, 다른 의미로 순수한 섹스임
둘 다 모두 온전한 쾌감을 느꼈던 섹스.
중간에 왕자즈가 총을 보는 건 자신의 임무를 다시 한 번 떠올리기 위해서 였음
하지만 내가 증오해야 하는 이를 결국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마지막에 왕자즈가 우는 것.
+ 베개로 눈 가리니까 이모청이 더 흥분한 건..
그냥 취향 때문이라고 봄. 위의 첫번째, 두번째 섹스가 테스트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모청 본체 자체가 약간 sm 성향이 있는 듯.
- 결론
베드씬을 빼고 보면 왕자즈가 이모청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가 잘 납득이 가지 않음
굉장히 강압적인 모습만 보여주는데 어떻게 저 남자에게 심적으로 끌리게 된 걸까?
그리고 어떻게 이모청은 자신을 바쳐 지켜주겠다고 고백할 만큼 왕자즈를 사랑하게 된 걸까? 하고.
하지만 세 번동안 나오는 둘의 베드씬을 보면
서로에 품고 있던 불신, 의심, 더 나아가 경멸의 감정들이
점차 신뢰, 연민, 애정의 감정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음
특히 나체 상태의 인물을 보는 것은, 그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관객도 그 감정선을 이해할 수 있음
결국 왕자즈가 독립군을 배신하고 이모청에게 고백하는 결말을 위해선
이런 섹스의 단계가 빠질 수 없으며,
일종의 증명 역할을 한다고까지 볼 수 있음
(((내 생각ㅠㅠ))
글 넘 길어졌고 의도치 않게 수위가 있는 것 같아서 쫄린다.ㅠㅠㅠㅠ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영화를 더 잘 이해해보고 싶어서 쓴 글이니까 이해해 주길 바래..ㅠㅠ 문제되도 알려줘 엉엉ㅠㅠㅠ